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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북유럽 여장부, ‘희망’을 지휘한다...에스토니아 아누 탈리 첫 내한

한국 온 북유럽 여장부, ‘희망’을 지휘한다...에스토니아 아누 탈리 첫 내한

Posted October. 12, 2020 08:50,   

Updated October. 12, 20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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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북유럽 교향악계의 ‘용감한 쌍둥이 자매’로 주목을 받은 지휘자 아누 탈리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첫 내한연주를 갖는다. 14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탈리는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해 에스토니아 음악원에서 지휘를 시작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마리스 얀손스와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을 키워낸 일리야 무신에게 배웠고 그 뒤 핀란드 헬싱키 음악원에서 지휘계 ‘핀란드 사단’의 사부 요르마 파눌라를 사사했다.

 25세 때인 1997년 쌍둥이 자매인 카드리 탈리를 매니저로 ‘에스토니아-핀란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며 세계 음악계에 입성했다. 언어와 문화가 비슷한 두 나라의 친선을 바탕으로 세계 연주가들이 모이도록 한다는 목표였다. 이 악단은 오늘날 15개국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노르딕 교향악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미국 사라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지냈고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악단들을 객원 지휘했다. 2003년 데뷔 음반 ‘백조의 비행(Swan Flight)’으로 음반상 에코 클래식 젊은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독일 프랑스 합작 채널인 아르테 TV와 NHK, 핀란드 공영방송 등이 그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번 무대는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의 발랄함을 20세기에 구현한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 ‘고전’으로 시작해 모차르트의 마지막 피아노협주곡인 27번을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협연한다. 박종해는 2008년 더블린 국제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모차르트 해석 능력을 증명해 왔다. 후반부 프로그램은 당초 브람스 교향곡 3번에서 무대 위 거리 두기를 감안해 한층 작은 편성의 베토벤 교향곡 5번으로 바꾸었다.

 2주 자가 격리를 감수하고 지난달 입국한 아누 탈리는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고 무대에 대한 열망도 커지는 지금, 음악가들에게 어려운 도전이자 큰 즐거움이기도 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함께 어둠 속에서 희망을 품어 보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공립 예술단체 중 하나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올해 대부분의 오프라인 공연을 취소하거나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해 왔다. 예정대로 열릴 경우 이번 공연은 2월 6일 실내악 시리즈 ‘베토벤 1’ 이후 8개월 만의 오프라인 공연이 된다. 연주 영상은 11월 24일 네이버TV와 VLIVE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3만 원. 02-523-4642. 17일에는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월드 오케스트라 시리즈’ 일환으로 콘서트가 열린다. 출연자와 프로그램은 같다. 1만 원. 053-250-1448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