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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후스의 100년전 일기, 238억에 팔렸다

Posted October. 20, 2020 08:28,   

Updated October. 20, 20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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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억 중국인의 스승’으로 불리는 중국의 사상가이자 교육가인 후스(胡適·1891∼1962·사진)의 100년 넘은 일기가 경매에서 238억 원에 낙찰됐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후스가 미국 유학 시절인 1912∼1918년에 쓴 일기 18권이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경매에서 1억4000만 위안(약 238억 원)에 낙찰됐다. 중국 인물이 남긴 일기 중 가장 비싼 경매가를 기록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1917년 베이징대 교수로 임용돼 이후 총장까지 지낸 후스는 1919년 중국 개혁의 도화선이 된 ‘5·4 신문화운동’ 시기를 전후해 문학혁명과 개인주의, 자유주의 등을 중국에 소개했다. ‘아Q정전’, ‘광인일기’ 등을 쓰면서 중국의 대문호로 추앙받는 루쉰(魯迅)과 함께 5·4 운동을 이끈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1891년 중국 안후이(安徽)성 지시(積溪)현에서 태어난 후스는 미국 국비 유학생 선발시험에 합격해 1910년부터 코넬대에서 공부했다. 이후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존 듀이로부터 실용주의 철학을 배웠다. 중국으로 귀국한 후스는 베이징대 교수 시절 실용주의에 입각해 정확히 확인된 사실만을 인정하는 철학적 전통을 만들어 나갔다. “믿어서 틀리느니, 의심해서 틀리겠다”라는 후스의 말은 그의 이 같은 태도를 대표하는 말로 유명하다.

 이번에 낙찰된 일기는 코넬대 재학 시절 쓴 것으로 중국어와 영어로 쓰였다. 그의 일기에는 미국 생활 초기 술, 카드놀이, 연예 활동에 몰두한 흔적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후스가 일기를 감정의 분출구로 활용한 점이 오히려 일기의 가치를 높여 준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근현대사에서 혼란한 시기를 겪었던 중국에서 일기가 100년간 잘 보존된 것도 경매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류정 중국문화유물학원 회원은 “(후스의 이번) 일기에는 20세기 초 유학한 중국 유학생들의 실상이 담겨 있다”면서 “한 사람의 일기지만 단순히 한 사람의 일기가 아니라 중국과 외국 간 소통한 증거이자 소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후스는 국민당 정권 아래에서 1938년 주미대사로 임용되고, 1946년에는 베이징대 총장도 지냈다. 중국 본토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들어서자 1948년 미국으로 떠났으며 1958년 대만으로 돌아와 중앙연구원 원장으로 있던 중 1962년 사망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