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이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를 한꺼번에 놓칠 위기에 처했다.
시애틀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올해 두산에서 활약한 플렉센(26)이 2년간 475만 달러(약 51억6500만 원)를 받는 조건으로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스포니치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산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28) 역시 로하스(30·전 KT)에 이어 일본 프로야구 한신 입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해 린드블럼(33)이 메이저리그 밀워키로 떠나면서 KT에서 뛰던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알칸타라는 이번 정규시즌 때 20승(2패)을 기록하면서 두산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알칸타라가 한신에 입단하면 두산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새로 찾아야 한다. 두산 관계자는 “아직 알칸타라 측에서 연락을 받은 내용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두산은 삼성과 함께 일본 프로야구 팀에 외국인 선수를 가장 많이(4명) 보낸 팀이다. 왼손 투수 레스(47)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한일(두산-요미우리-두산-라쿠텐)을 오가며 뛰었다. 횟수(5번)로 따지면 두산 출신 외국인 선수가 일본 무대에 제일 많이 진출했다. 레스 이외에도 우즈(51·타자), 리오스(48), 히메네스(40·이상 투수)가 두산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유망주를 잘 키워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이 일본 프로야구에도 젖줄 노릇을 한 셈이다.
올해는 국내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KBO리그가 모든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장기 레이스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검증된 데다 미국 ESPN 등에서 주요 경기가 중계되면서 외국 팀들이 선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