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1일 독일 쾰른.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은 앳된 얼굴의 18세 소년이 쾰른을 상대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 선수 최연소 유럽 1부 리그 데뷔골이었다. ‘한국 축구의 희망’에서 ‘월드 클래스’로 성장한 손흥민(29·토트넘)이 유럽 무대 통산 150호 골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전 브렌트퍼드(2부 리그)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역습 상황에서 해리 케인, 탕기 은돔벨레를 거친 패스를 받은 뒤 엄청난 스피드로 질주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카라바오컵,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등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16골을 넣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 가운데 공동 2위다. 팀 동료인 케인이 17골로 1위에 올라 있다. 리그에서는 12골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3골)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새해 벽두인 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트넘 통산 100호 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유럽 통산 150호 골 고지를 밟았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 입단한 이후 11년, 419경기 만에 거둔 성과다.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20골(78경기)을 넣었고 독일 레버쿠젠에서 29골(87경기), 토트넘에서 101골(254경기)을 기록했다.
토트넘 조제 모리뉴 감독은 경기 뒤 “손흥민은 환상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라며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지만 손흥민에게는 팀이 우선이다. 손흥민은 특별한 선수이자 특별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영국 BBC는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평점인 7.27점을 부여하며 ‘POM(Player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BBC 해설위원인 클린턴 모리슨은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라고 말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도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평점인 8점을 부여하며 “손흥민의 움직임은 대단했다. 브렌트퍼드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2014∼2015시즌 이후 6년 만에 카라바오컵 결승에 오른 토트넘은 2007∼2008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정상에 1승만을 남겨뒀다. 2014∼2015시즌 결승에서는 첼시에 0-2로 졌다. 모리뉴 감독은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 4차례 카라바오컵 우승을 경험했다.
김정훈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