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랑을 잃고 얻은 메가히트… 17세 소녀 데뷔곡 뜨겁네

사랑을 잃고 얻은 메가히트… 17세 소녀 데뷔곡 뜨겁네

Posted January. 26, 2021 08:19,   

Updated January. 26, 2021 08:19

日本語

 실연(失戀)을 땔감 삼아 월드 스타가 될 수 있다면? 첫사랑을 영영 놔줄 수 있을까.

 2021년 첫 메가 히트곡이 탄생했다. ‘drivers license’ 이야기다. 가수는 미국 배우 올리비아 로드리고(17). 8일에 발표된 이래 줄곧 ‘스포티파이’의 세계 차트, 미국 차트 1위를 독주하고 있다. 빌보드와 UK 싱글 차트도 석권했다. 빌보드는 분석 기사에서 “지난 30년간 이렇게 독보적인 1위 곡은 없었다. 2위 곡을 두 배 차로 따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차트 첫 진입을 1위로 하는 ‘핫샷 데뷔’를 10대 여성 신인가수가 한 것은 빌보드 싱글차트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운전면허에 대한 노래다. 빨리 면허를 따서 남자친구를 데리러 가야지, 하는 꿈을 꾸던 이의 스토리. 면허는 나왔는데 정작 운전을 응원하던 연인은 떠나버렸다. 관건은 이게 철저히 현실 스토리였다는 것. 더욱이 ‘남자친구’는 상대역 미남 배우였다.

 로드리고는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하이스쿨 뮤지컬’의 주인공이다. 상대 배우 조슈아 바셋과 진작 열애설에 둘러싸인 로드리고가 ‘그 금발 여자랑 있겠지’를 노랫말에 박아 넣자 누리꾼들이 추측 게임에 돌입했다. 마침 바셋이 금발 가수 겸 배우 사브리나 카펜터와 차를 마시는 사진이 웹에 돌았다. 패러디, 리메이크, 가사 해석이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를 달구면서 노래 들어보기를 연일 부추겼다.

 악곡과 비주얼의 매력도 먹혔다. 곡 길이는 4분 2초로 요즘 히트 곡의 평균(2분 30초∼3분 30초)보다 길다. 하지만 안전벨트 경고음, 여러 번의 템포 체인지와 분위기 전환, 동요처럼 쉬운 멜로디가 잔재미로 포진했다. 빌리 아일리시, 피비 브리저스, 로드, 최근의 테일러 스위프트를 연상시키는 ‘다크 팝’ 트렌드를 따라가는 허무주의적 보컬이 점강하는 절창과 공존한다.

 박현준 경인방송 PDJ는 “외모, 목소리, 악곡이 모두 매력적인 데다 스토리텔링과 뉴미디어의 힘까지 눈덩이처럼 합세하며 폭발을 일으켰다”면서 “아일리시, 래퍼 24케이골든(24kgoldn)과 함께 2000년대생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라고 말했다.

 디즈니가 오랜만에 배출한 슈퍼스타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그간 린지 로언, 힐러리 더프, 잭 에프런, 샤이아 러버프, 조너스 브러더스, 마일리 사이러스, 설리나 고메즈 등을 스타덤에 올렸다. 하지만 데뷔 곡으로 바로 차트를 석권한 예는 드물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스포티파이 2위를 달리는 시저의 ‘Good Days’ 역시 그렇듯 어떤 곡이 어떤 방식으로 화제가 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전통적 매체가 갖고 있던 힘이 여러 새 미디어로 분산되며 히트의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