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양현종 “마이너리그라도 거부 않겠다”

Posted February. 01, 2021 08:28,   

Updated February. 01, 2021 08:28

日本語

 양현종(33·사진)이 현실 대신 도전을 선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프로야구 잔류가 아닌 미국 무대 도전에 ‘다걸기(올인)’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은 지난달 30일 KIA 관계자와 만나 “결과에 관계없이 MLB에 도전해 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재계약 협상을 종료했다. 양현종은 “나의 꿈을 위한 도전을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준 구단에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KIA도 “해외 진출에 대한 선수의 꿈과 의지를 존중하며, 미국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현종은 MLB 진출을 위해 눈높이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그간 협상 걸림돌로 작용했던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MLB 구단 측에서 가장 꺼려했던 것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었다”며 “거부권을 내려놓고 합리적인 연봉을 제시한다면 관심 가질 구단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유행이 오히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경기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해 MLB 구단들의 투수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MLB는 시즌당 162경기를 치르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팀당 60경기로 일정을 줄이면서 투수들의 투구 이닝도 크게 줄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162경기 체제 복귀를 선언한 만큼 선수 부상을 피하기 위한 투수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지난 시즌을 아예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양현종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면서 구단이 유망주들을 선발할 객관적 지표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양현종은 2020시즌 KBO리그에서 31경기에 나와 17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0패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현종 에이전시 관계자는 “연봉과 보직에 아무런 제약 없이 MLB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경쟁을 이겨내면 MLB 로스터 진입이 비교적 수월한 팀과 현재 선발투수 자리가 비어 있는 팀 등과 접촉해 빠른 시일 내 입단 팀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양현종은 KIA에서만 14년을 뛰면서 통산 147승 95패(승률 0.607)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147승은 현역 선수 가운데 1위(역대 4위) 기록이다. 양현종은 2017시즌이 끝난 뒤에도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KIA에 남았다.


강동웅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