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하느라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미국 참전용사 빈센트 골럼비아우스키 씨(88)가 70여 년 만에 졸업장을 받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 ABC방송 등에 따르면 골럼비아우스키 씨는 지난달 26일 북동부 오하이오주 클라이드 고등학교에서 1950년도 졸업반 소속으로 졸업장을 받고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본 적이 없다. 정말 감동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제 학위가 있으니 취직할 수 있겠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학교 측 역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에게 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1949년 이 학교에서 3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그는 졸업을 불과 몇 달 남겨두고 공군 입대를 택했다. 다음 해 6·25전쟁에 참전해 4년간 군 복무를 했다. 골럼비아우스키 씨는 “6·25전쟁 참전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악수할 기회도 가졌다”고 회상했다. 퇴역 후 고향으로 돌아와 보안관으로 일하며 평온한 삶을 살았다.
골럼비아우스키 씨는 종종 자녀와 손주들에게 고등학교 졸업장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에 지난해 아들 마이클 씨가 관할 교육청과 클라이드 고등학교에 연락했고 “졸업장 수여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성탄절에 이미 종이 졸업장을 받았고 지난달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제 수여식이 치러졌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