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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경직된 고용시장 탓에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코로나와 경직된 고용시장 탓에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Posted March. 09, 2021 08:24,   

Updated March. 09, 20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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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상반기에 직원을 새로 뽑지 않거나 계획을 아예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작년에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새로 채용한 청년인력은 전년보다 20.5% 줄었고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년 차에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심한 취업한파를 겪고 있는 청년 취업지망생들에게 봄은 여전히 멀리 있다.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했더니 상반기 채용계획이 ‘0명’인 곳이 17.3%, 채용계획을 못 세웠다는 곳이 46.3%이나 됐다. 신규채용이 없거나 채용규모를 작년보다 늘리지 않는 기업 중 절반(51.1%)은 ‘국내외 경제·경기 부진’ 탓이라고 했지만 고용 경직성(12.8%), 인건비부담 증가(8.5%)을 이유로 꼽은 곳도 적지 않았다.

 경기부진은 외부적 요인이라 쳐도 고용 경직성과 인건비 부담증가는 현 정부 친(親)노동정책,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직접적 결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바닥권인 한국의 노동유연성은 노조 3법 통과로 더 나빠질 전망이다. 작년에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은 근로자 비율은 15.6%, 5인 미만 사업장에선 36.3%였다. 일부는 악덕 사업주 탓이겠지만 3년간 32.8%나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 못하는 사업주,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공공기관 채용감소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가 시작될 때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정규직 증가로 조직이 비대해진 공기업들이 청년의 신규채용을 꺼리는 것이다. 삼성 SK그룹을 제외한 대기업들이 대졸공채를 없앤 데도 수시채용이 효과적이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온갖 기업규제로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채용규모가 한눈에 드러나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도 있었다.

 이달 초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조5000억 원을 추가한 재정 5조9000억 원을 투입해 청년일자리 104만개 이상을 만드는 계획을 내놨다. 고용통계 개선엔 도움이 되겠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용돈벌이 알바’가 대부분이다. 고용사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인 채용활동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부는 노조 3법 등으로 인해 고용창출에 더 큰 부담을 갖게 된 기업들의 보완입법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