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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묵은 종부세 ‘9억 원’ 기준, 재검토할 때 됐다

13년 묵은 종부세 ‘9억 원’ 기준, 재검토할 때 됐다

Posted March. 19, 2021 08:23,   

Updated March. 19, 20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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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1%나 오르면서 중산층의 1주택 보유자 가운데 새로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된 이들이 많아졌다. 종부세와 재산세 부담이 한꺼번에 늘면서 한 달 치 봉급을 세금으로 내게 된 이들도 적지 않다. 급격히 오른 집값 때문에 투기와는 무관한 실수요자들까지 징벌적 보유세를 부담하게 된 것이 최근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13년 간 변동이 없는 종부세 과세기준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

 1주택자 기준으로 종부세는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에 부과된다. 2006년 이후 ‘6억 원 초과’였던 기준이 2008년 1주택 보유자에 한해 9억 원으로 높아진 뒤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008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8년여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4.6%(KB부동산리브온 기준) 오르는 데 그쳐 그 사이엔 과세대상에도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현 정부 3년 10개월간 아파트 값이 76% 오르면서 문제가 커졌다. 2017년 8만6523채였던 서울의 종부세 대상 아파트는 올해 40만6167채로 4.7배가 됐다. 게다가 정부가 시세 9억 원 이상∼15억 원 미만 공동주택은 2027년까지, 15억 원 이상은 2025년까지 시세의 90%로 공시가격을 높일 예정이어서 종부세 과세대상 증가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종부세, 재산세는 미실현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이어서 부담이 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여 내수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종부세 대상인 집 한 채를 갖고 있어도 별도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은 늘어난 세금을 낼 길이 막막한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야당이 기준을 12억 원으로 올리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유세 폭탄’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정부와 여당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수 고가(高價)주택,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과세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종부세가 다수의 중산층에게 큰 부담을 주고, 세금 부담이 1년 만에 40%씩 늘어나는 가구가 속출하는 건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소비위축과 조세저항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에 정부는 종부세 부과기준을 현실화하기 위한 본격 검토에 착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