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주 바크스데일 기지 소속 B-52H 전략폭격기(사진) 4대가 16일(현지 시간) 괌 앤더슨 기지에 전개됐다고 미 공군이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B-52H 폭격기가 괌에 전진 배치된 것은 1월 말 이후 두 번째다. 앞서 배치된 B-52 폭격기가 본토로 귀환한 뒤 후속 전력이 곧장 재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일대 미중 간 군사적 긴장 고조와 북한 핵 고도화 등 역내 위협에 대한 전략적 우위의 고삐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은 재래식 무장만 가능한 B-1B 전략폭격기를 주로 괌에 배치해 오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핵과 재래식 무기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B-52H 폭격기를 잇달아 괌으로 투입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 확장과 북한 핵 위협이 ‘위험 수위’로 다가서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추진잠수함(SSBN)과 함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B-52H 폭격기를 ‘견제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B-52H 폭격기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최대 사거리 2400∼3700km)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공대지·공대함미사일 등 총 32t에 달하는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괌의 B-52H 폭격기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견제하는 동시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에 대응하는 임무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