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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자청한 이대호, 대구구장 꽉 채운 존재감

포수 자청한 이대호, 대구구장 꽉 채운 존재감

Posted May. 10, 2021 08:32,   

Updated May. 10, 202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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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수 이대호, 듬직한데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를 중계하던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이렇게 외쳤다. 롯데의 간판타자 이대호(사진)가 9회말 9-8로 팀이 앞선 상황에서 포수 김준태, 강태율의 바통을 이어받아 포수 마스크를 쓴 것.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느라 엔트리 내 2명의 포수 카드를 모두 소진한 롯데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이대호로서는 2001년 프로 데뷔 이래 20년 만의 첫 포수 출전이었다.

 프로 입단 후 줄곧 내야수로만 뛰어왔던 이대호는 이날 포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배터리를 이룬 이대호는 포구는 물론이고 블로킹과 프레이밍까지 ‘전문 포수’다운 모습을 보였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는 마운드에 올라 김원중을 안심시키고 격려하기까지 했다. 2사 2, 3루에서 삼성의 마지막 타자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을 잡아내 경기를 마무리 지은 뒤에는 환한 얼굴로 김원중과 함께 팀 승리를 자축했다. 이대호는 경기 후 “경남고 시절 포수 경험이 있고, 덩치가 크니 감독님께 해보겠다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만 38세 10개월 17일을 맞은 이대호는 KBO리그 사상 역대 최고령에 포수 데뷔전을 가진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롯데 김영화(56·은퇴)가 2003년 4월 5일 경기에 나섰던 37세 4개월 17일이었다. 김영화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6년(2군 포함 19년)을 뛴 재일교포 포수였다.


강동웅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