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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오늘 한미일 북핵 협의… '美와 대화’ 운뗀 北에 화답할까

성 김, 오늘 한미일 북핵 협의… '美와 대화’ 운뗀 北에 화답할까

Posted June. 21, 2021 08:16,   

Updated June. 21, 20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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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1일 한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내놓은 첫 공식 입장에서 “대화와 대결을 다 준비해야 한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직후여서 김 대표가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북특별대표는 북한과 협상을 전담하는 자리다.

○ 성 김 광폭 행보, 문 대통령 만날 듯

 19일 한국에 도착해 20일까지 개인 일정을 소화한 김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성 김 대표 임명 사실을 깜짝 공개한 뒤 한미 간 첫 북핵수석대표 협의다. 이날 한미 협의에 이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하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열린다. 노 본부장과 후나코시 국장도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김 위원장의 발언 직후 한미일이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다. 한미일 3국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끊어진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유인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18일 폐회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대화가 열려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도 만난다. 22일에는 통일부 이인영 장관, 최영준 차관과 면담한 뒤 청와대를 방문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높다. 김 대표는 북한 관련 싱크탱크 인사들에게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한다.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학계 인사까지 두루 만나는 광폭 행보다.

 정부 소식통은 “김 대표가 방한 기간 동안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과 접촉할 계획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김 대표가 대북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국정원 산하 연구원 “김정은 방중 가능성”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를 시작하기 전 먼저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19일 북한의 당 전원회의 결과를 분석하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를 고려할 경우 김 위원장의 방중이나 북-중 간 고위급 교류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20년 만에 조중(북-중)우호협력조약 갱신이 이뤄지는 7월 11일을 전후한 고위급 인사의 방중 또는 방북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연구원은 “북한이 선제적으로 (미국에) 대화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요청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1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끝난 전원회의에서 “견인불발의 투지로 혁명 앞에 가로놓인 현 난국을 반드시 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견인불발(堅忍不拔)은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굳게 참고 견딘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전원회의 첫날인 15일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면서 이례적으로 직접 식량난을 언급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