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올림픽 때마다 선수촌에서 무료로 나눠줬던 콘돔을 도쿄 올림픽에서는 지급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21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기간 선수촌에 머무는 선수들에게 무료 콘돔을 나눠주지 않는다. 당초 약 16만 개의 콘돔을 준비했던 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원칙과 어긋난다는 논란이 일자 이를 올림픽이 끝난 뒤 선수촌을 떠나 출국하는 선수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고국으로 콘돔을 가져가 원래 취지대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예방 인식을 높이는 데 사용하란 뜻이다.
올림픽 무료 콘돔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처음 선수촌 선수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HIV와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였다. 직전 올림픽인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대회 기간 선수촌 내 콘돔을 무료로 비치해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인 11만 개를 배포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여름올림픽 최다인 45만 개의 콘돔을 나눠줬다.
선수가 사비로 콘돔을 구매하더라도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성관계를 가질 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개한 선수촌 규정집에 따르면 선수촌 내 머무는 선수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지켜야 한다. 불필요한 물리적 접촉은 어떤 형태로든 금지된다.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선수들은 벌금과 실격, 심지어 추방 등 다양한 형태의 불이익을 받는다.
다만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선수촌 내 주류 반입은 허용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방 안에서만 술을 마실 수 있다.
강동웅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