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미켈란젤로처럼 위로하기

Posted June. 23, 2021 08:06,   

Updated June. 23, 2021 08:06

日本語

 어떤 사람이 미켈란젤로에게 피에타 상이나 다비드 상 같은 위대한 조각품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답변은 이랬다. “나는 대리석 안에 조각상이 있다고 상상하고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어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 주었을 뿐입니다.” 세계적인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는 미켈란젤로의 말을 인간의 본질에 대한 아름다운 은유로 받아들인다. “본래의 당신은 가장 순수한 사람이며 완전한 존재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 안에도 꺼내 주기를 기다리는 “위대한 사람”이 있다는 거다.

 정신의학자들인 그들이 미켈란젤로의 말을 자주 인용하는 이유는 자기비하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자아가 “현실에서 쓰고 있어야 하는 가면과 역할들에 가려 있다”고 생각한다. 인자한 부모, 성실한 직원, 모범생, 효성스러운 아들딸 같은 역할이 바윗돌처럼 우리의 자아를 누르고 있다는 거다. 이것이 그들의 치유 이론의 핵심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자기 혼자 떠맡아야 한다는 중압감과 두려움,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내고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특별하고 더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으라고 말한다. 우리의 마음을 위대한 존재를 품은 일종의 돌이라 생각하고 미켈란젤로가 그랬듯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라는 거다. 그렇게 되면 절망이나 자기비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우리 마음대로 벗어날 수도 없고 그런 식으로 모든 상처가 치유될 리도 없겠지만, 위대한 존재가 우리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은 위로가 된다. 우리의 마음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면 위대한 존재가 드러난다니, 정말이지 상상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인간성에 대한 불신과 회의, 냉소로 가득한 시대를 살고 있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문학평론가·전북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