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일요일 거리 두기 4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힌 가운데 산업계도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달 초 거리 두기 완화 방침에 따라 재택근무 비중을 줄이려던 주요 기업은 다시 재택근무 비중을 늘리고, 사내 시설을 한시적으로 폐쇄하는 등 대응 마련에 나섰다.
SK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는 8∼16일 임직원 전원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향후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향방과 정부 방침에 따라 일정을 재조율할 방침이다. 계열사별로는 자체 업무지침에 따를 방침이지만 대부분 현재 적용되고 있는 기존 거리 두기 2단계 지침에 준해 전체 인력의 40% 이상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LG그룹도 8일 재택근무 인원을 40%에서 50%로 확대한다고 전 계열사에 공지했다. 앞서 LG전자는 이달 1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40%에서 20% 이상으로 축소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오히려 강화하는 방안으로 돌아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적용된 50% 재택근무 지침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30∼80%까지 재택근무 방침을 적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재택근무 방침은 없지만 7일 사내 온라인 게시판 공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사내 마스크 상시 착용, 증상이 있을 시 출근 제한 등 방역지침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상황이 악화할 경우 사내 방역지침 강화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장, 회의, 사내시설 이용 등 기업 활동도 다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은 최근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여의도 인근 장소 방문을 당분간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도 외부 약속과 회식 등 감염 위험이 있는 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를 내렸다. SK하이닉스는 8일 사내 체육시설을 다시 폐쇄하고 교육은 법정 교육 및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교육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사내 방침을 정했다.
곽도영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