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정도를 예상했는데 체감온도는 40도를 넘어요.”
영국 조정 대표선수인 로리 기브스가 20일 일본 도쿄에서 훈련 도중 볼멘소리로 말했다. 도쿄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서 싸워야 한다. 여기에 역대 올림픽 최고 무더위와도 맞서야 한다. 이중고가 따로 없다
‘가디언’ ‘스카이스포츠’ 등 해외 매체들은 21일 도쿄 올림픽이 역대 가장 무더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를 바탕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하루 최고 기온이 33.7도에서 38.1도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도쿄의 지난 20년간 하루 최고 기온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전망치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부터 실시된 올림픽 날씨 분석에서 역대 최고 기온이다.
앞서 1964년 도쿄 올림픽은 여름이 아닌 10월(10월 10∼24일)에 열렸다. 1988년 서울 올림픽도 무더위를 피해 9월 17일부터 개최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에서 8월 초(도쿄 올림픽과 같은 기간)까지 일본 정부는 13차례 ‘야외 운동 금지’를 발표했다. 체감 온도가 31도 이상일 경우 권고한다. 20일 도쿄의 체감 온도는 32도를 기록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선풍기, 냉각 텐트 등 선수 보호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마라톤과 경보는 일본 최북단 삿포로에서 열린다. 철인3종 경기 등 일부 종목은 이른 아침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양궁, 하키, 비치발리볼 등 실외 종목은 무더위에 노출돼 있다. 비치발리볼 선수들은 “모래가 너무 뜨겁다”고 하소연했다.
조직위원회 어드바이저를 맡은 요코하리 마코토 도쿄대 교수는 “온도는 물론 습도도 높다는 것이 문제다. 두 가지가 합쳐져 악몽의 올림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