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45년만의 메달, 언니들이 일낸다… 여자배구 4강 진출

45년만의 메달, 언니들이 일낸다… 여자배구 4강 진출

Posted August. 05, 2021 09:34,   

Updated August. 05, 2021 09:34

日本語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가 9년 만에 올림픽 4강 무대에 올랐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4위)에 이어 9년 만에 다시 4강에 진출해 1976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의 희망을 이어갔다.

 세계 랭킹 4위 터키는 13위 한국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이날 전까지 2승 7패 열세로 2010년 세계선수권 승리 이후 6연패 중이었다. 한 해외 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는 한국의 승리 배당률을 6배로 내걸며 승리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국의 평균 신장(약 182.3cm)도 터키(약 188.3cm)보다 6cm 낮다.

 한국 여자 배구는 모든 불리함을 극복했다. 특히 마지막 5세트 5-7까지 뒤지고 있었던 한국은 10-10 동점 상황에서 센터 박은진(22)이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바로 넘어온 공을 레프트 김연경이 밀어 넣는 패턴으로 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조별예선 도미니카공화국, 일본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극적인 풀세트 승리를 재현했다.

 터키 리그에서도 활약했던 김연경은 공격으로 직접 경기를 마무리하는 등 이날 양 팀 최다인 28득점(공격성공률 49.06%)을 기록했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레드카드(실점)까지 불사하며 항의해 동료들의 동요를 막았다. 레프트 박정아(28)도 결정적 순간에 해결사로 나서며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16점)을 올렸다.

 경기 뒤 한껏 쉰 목소리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김연경은 “런던 4강 때보다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은 정말 자신 있게 많은 준비를 했다. 한 명의 배구인으로서 많은 분들에게 좋은 배구를 보여 드려 정말 좋다”고 말했다. ‘패배=탈락’인 이날 토너먼트 경기를 앞두고 평소 8시간 이상 충분히 자는 김연경은 전날 겨우 1시간 눈을 붙이며 밤새 잠을 설칠 만큼 긴장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연경의 마지막 말에서 메달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남은 두 경기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4강에서 절대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