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국민 중 백신을 가장 많이 맞았다. 그런데도 이달 들어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제는 대규모 접종 전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에 이어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국내에 유입되면서 돌파감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8월 들어 60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평균 171명이다. 7월(116명)보다 크게 늘었고, 4차 유행이 본격화하기 전인 6월(82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특히 3차 유행 여파가 남아 있던 올 1월(155명)이나 대규모 고령층 접종이 시작된 4월(152명)보다도 많다.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첫째 주엔 위중증 환자 144명 중 60세 이상이 59명(41%)이었다. 그런데 이달 들어 376명 중 171명(45.6%)으로 비중이 커졌다.
6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접종률(1차 기준)은 40%인데, 60세 이상은 90%를 넘긴 상태다. 장경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델타 변이가 주도하는 4차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접종률이 높은 고령층도 결코 안심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704명이다. 1주 전(1710명)과 비슷하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실시된 지 한 달을 앞뒀지만 유행의 반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까지인 현행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22일까지 2주 연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선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3인 금지’ 조치가 계속된다. ‘사적 모임 5인 금지’가 시행 중인 비수도권의 경우 직계가족을 예외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부모와 자녀라도 함께 살지 않으면 4명까지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자영업자 여러분들의 고통을 알기에 (거리 두기 연장이) 매우 망설여졌다”며 “하지만 지금은 방역이 우선이고 방역이 곧 민생이다. 2학기엔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히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꼭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somin@donga.com · 김소민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