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5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 야외공연장에 시민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링컨센터에서 처음 열리는 K팝 공연 ‘K팝 디스코 피버’(K-Pop Disco Fever)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링컨센터와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공연은 뉴욕의 경제 재가동을 기념하는 ‘리스타트 스테이지’의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브루클린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여성 DJ 감마바이브와 K팝 전문 댄서들이 무대에 올라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싸이 등 K팝 가수들의 음악을 1시간 동안 선보였다.
관객은 대체로 20, 30대 젊은층이었지만 간혹 노인들도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만난 젊은 남성 디에고 라미레즈 씨는 “원래 에버글로우라는 K팝 그룹을 좋아한다”며 “K팝은 에너지가 넘치고 즐겁고 사람들을 흥분되게 한다”고 했다. 팬들은 음악에 맞춰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서서 해당 그룹의 실제 율동을 따라했다. 한국어로 된 가사를 제법 잘 따라 부르는 팬들도 많았다. 지인들과 함께 온 한 여성 팬은 공연 후반부에 BTS의 노래가 나오자 소리를 지르면서 환호했다.
평소엔 조용하던 링컨센터 주변에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사람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한동안 음악을 들었다. 뒤늦게 공연 사실을 알고 표를 미처 구하지 못해 현장에서 입장을 문의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날 공연을 기획한 조다나 리 프로그램 디렉터는 “K팝은 엄청난 문화 콘텐츠로 한국인 커뮤니티뿐 아니라 모든 뉴요커들이 즐길 수 있다”며 “이번 ‘리스타트 스페이지’를 기획할 때부터 뉴욕한국문화원과 함께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조윤증 뉴욕한국문화원장은 “링컨센터 쪽에서 먼저 K팝 공연을 우리에게 제의해 왔다”며 “링컨센터 측은 클래식 팬들이 고령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고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K팝에 주목한 것 같다”고 했다. 링컨센터는 2년 전인 2019년에도 오케스트라의 편곡으로 K팝 노래들을 선보인 바 있는데 당시에도 젊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