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도쿄 올림픽 메달을 팝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창던지기 은메달리스트 마리아 안드레이치크(25·폴란드·사진)는 올림픽을 마치고 집에서 쉬는 동안 우연히 한 소식을 접했다. 폴란드의 8개월 된 남자 아기가 돈이 없어 심장수술을 받지 못한다는 것. 안드레이치크는 아기 수술비를 보태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은메달을 판다는 동영상을 올렸다.
18일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안드레이치크는 은메달을 경매 사이트에 올렸다. 안드레이치크는 “메달을 경매에 내놓기로 결정하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며 “처음으로 경매에 참여했지만 내 행동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방에 메달을 걸어놓으면 먼지만 쌓일 뿐이다. 차라리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데 쓰이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날 낙찰자가 나왔는데 폴란드 편의점 체인업체인 ‘자브카’가 12만5000달러(약 1억4600만 원)를 들여 은메달을 입수하게 됐다. 여기에 놀라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자브카는 “우리는 아름답고, 매우 고귀한 올림픽 선수의 행동에 감동했다”며 “은메달을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이치크의 도움으로 아기는 미국 스탠퍼드대 의료센터로 수술을 받으러 떠날 예정이다.
안드레이치크 본인도 뼈암을 극복하고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3위 선수의 기록에 2cm가 모자라 4위를 기록한 뒤 어깨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암 진단을 받고 치료와 재활을 받은 뒤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안드레이치크는 “내가 경매에 내놓은 메달은 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얻어낸 투쟁과 믿음, 꿈을 추구해온 상징이다.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싸운 삶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