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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아프간 대통령, 동생은 탈레반에 “충성맹세”

도망간 아프간 대통령, 동생은 탈레반에 “충성맹세”

Posted August. 23, 2021 08:41,   

Updated August. 23, 20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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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한 15일 당일 곧바로 거액의 현금을 챙겨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72)의 기업가 남동생 하슈마트(61)가 탈레반 지도부와 웃으며 악수하는 영상이 21일 공개됐다. 하슈마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연일 탈레반을 두둔하는 등 가니 형제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탈레반은 하슈마트가 탈레반 군사조직 수장인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를 포함한 탈레반 간부들과 함께 모여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하슈마트는 하카니 등과 손을 맞잡고 화기애애하게 기념 촬영 포즈를 취했다. 한 탈레반 간부는 하슈마트의 이마에 키스했고 총을 든 또 다른 간부는 격려하듯 하슈마트의 어깨를 툭툭 쳤다. 탈레반 측은 “하슈마트가 하카니 앞에서 충성을 맹세했다”고 밝혔다.

 하슈마트는 부동산, 건설, 운송 업무 등을 담당하는 민간기업 가니그룹의 회장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도 자회사를 두고 있다. 두바이 인근 아부다비에 머물고 있는 가니 대통령은 18일 “내가 아프간을 떠나지 않았으면 더 큰 유혈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란 궤변을 늘어놓았다. 하슈마트 역시 21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카불의 새 질서를 인정해야 한다. 형이 도망치지 않았다면 상황은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형을 두둔했다.

 하슈마트는 21일과 22일 각각 “탈레반은 치안을 책임질 능력이 있다” “탈레반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국민들은 “가니 집안에 저주를” “탈레반은 이들부터 처단해야 한다” 등의 비난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했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