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체인지업 살아난 류현진, 게임체인저로 돌아오다

체인지업 살아난 류현진, 게임체인저로 돌아오다

Posted August. 23, 2021 08:38,   

Updated August. 23, 2021 08:38

日本語

 주춤하던 류현진(34·토론토)이 에이스의 위용을 회복하며 팀의 3연패를 끊었다.

 류현진은 22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와의 안방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토론토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4일 클리블랜드전(7이닝 2실점) 이후 3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게릿 콜(31·뉴욕 양키스), 크리스 배싯(32·오클랜드)과 함께 12승으로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3.72에서 3.54로 낮추며 AL 6위가 됐다.

 좋았던 때의 류현진 모습 그대로였다. 최고 시속 150.5km(약 93.5마일), 평균 시속 146.2km의 패스트볼을 구사(40개)한 류현진은 체인지업(29개), 커터(22개), 커브(14개)를 고루 섞는 등 팔색조 구질을 펼쳤다. 특히 최근 들어 위력이 떨어졌다고 평가받던 체인지업은 이날 디트로이트 타자들이 류현진을 공략하기 힘든 ‘주요 이유’가 됐다.

 삼진 5개 중 3개(60%)를 체인지업으로 이끌어냈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요나탄 스호프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앞세워 첫 삼진을 솎아낸 류현진은 5회초 선두 타자 제이머 칸델라리오, 6회초 무사 1루에서 데릭 힐에게 각각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며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이 이끈 땅볼 타구 11개 중 6개(54.5%)도 체인지업이었다. 개인 통산 500홈런까지 1개를 남겨둔 디트로이트의 살아있는 전설 미겔 카브레라도 4회초 1사 1루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갖다댔다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체인지업을 포함한 류현진의 모든 구종이 위력을 발휘하자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을 신뢰하는 모습이었다. 직전 경기에서 3-2로 앞선 7회말 류현진이 볼넷을 던져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하자 강판시켜 ‘에이스를 예우하지 않는다’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날 2-0으로 앞선 7회초 1사에서 카브레라에게 처음 볼넷을 내줬지만 몬토요 감독은 그대로 지켜봤고 류현진도 후속 타자 아롤드 카스트로를 병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날 류현진의 세 번째 병살 유도였다.

 경기 후 류현진도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모든 구종이 잘 통했고 힘이 있었다. 특히 체인지업이 오늘 굉장히 만족스럽게 들어가 범타와 삼진을 만들 수 있었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기는 이르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64승 57패를 기록한 토론토는 AL 동부지구 4위. 지구 선두 탬파베이(76승 48패)에 10.5경기 차로 뒤져 지구 우승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를 통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만하다. AL 와일드카드 2위 오클랜드(70승 54패)와 4.5경기 차. 몬토요 감독도 “오늘 경기는 컸다. 꼭 이겨야 했는데 류현진이 그 역할을 해줬다”며 기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