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회 유엔총회’에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참석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청년 세대를 향해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7명 멤버 전원이 한국어로 연설했다. BTS의 유엔 연설은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20일(현지 시간)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유엔총회 특별 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선 BT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유행 상황에서도 디지털로 친구를 만나고 공부하는 모습 등 세계 곳곳 젊은이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BTS 멤버 정국은 “세상이 멈춰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고 길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우리도 그랬던 때가 있다”고 청년들을 위로했다. 리더 RM은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장 다양한 기회와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길을 잃게 되었다는 의미”라며 “그런데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멤버 진은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며 “변화에 겁먹기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고 말했다. RM은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엔딩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BTS 멤버들은 환경 이슈에 대해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길을 찾는 분들이 계실 테니 우리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런 내용에 맞게 BTS는 업사이클링(재활용품에 디자인 등을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의상을 입고 연단에 올랐다. 이날 BTS 연설에 이어 유엔총회 회의장 등을 배경으로 사전 녹화한 BTS의 노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영상이 상영됐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연설 전 멤버 지민이 무대 밖에서 두 눈을 질끈 감고 가슴을 부여잡는 모습을 올렸다.
BTS는 이날 연설 이후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실을 방문했다. 멤버들은 신라 금동반가사유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포즈와 미소를 따라하기도 했다. 이들은 고려시대 청자 피리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