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을 이유로 그간 도쿄도 등 19개 지방자치단체에 발령됐던 긴급사태를 다음 달 1일 0시부터 모두 해제하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상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방역과 일상생활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전역에서 긴급사태가 모두 해제되는 것은 4월 4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다만 정부는 음식점의 술 제공 등 일부 방역 규제는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하고 최종 결정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내리도록 했다. 도쿄도는 긴급사태가 발령된 7월 12일 이후 음식점에 술을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해 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당국은 다음 달 1일부터는 음식점에서 오후 8시까지만 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나 코로나19 검사 음성증명서가 있으면 음식점과 스포츠 경기장 입장 규제를 완화하는 실증 실험 또한 다음 달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 역시 ‘위드 코로나’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일본의 긴급사태 전면 해제는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나아졌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이 끝난 8월 중순만 해도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섰지만 이달 27일에는 1147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긴급사태가 발령됐던 19개 지자체의 병상 사용률 또한 50% 이하로 떨어져 의료체계에도 여유가 생겼다. 28일 기준 1억2000만 명 인구 중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58%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