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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재무성 차관 “정치권 퍼주기로 재정파탄 위기” 쓴소리

日 재무성 차관 “정치권 퍼주기로 재정파탄 위기” 쓴소리

Posted October. 11, 2021 07:23,   

Updated October. 11, 20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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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노 고지(矢野康治·59·사진) 일본 재무성 사무차관이 8일 발매된 시사월간지 ‘분게이슌주’ 기고문에서 정치권의 선심성 정책 경쟁을 두고 “국가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고 질타했다. 직업 공무원 중 최고위직인 차관이 강한 어조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전 국민 1인당 10만 엔(약 110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야노 차관은 “유권자에게 환영받을지는 몰라도 의미가 있는 경제대책은 아니다”라며 “정말 거액이 드는 경제대책이 필요한지, 비용과 폐해도 포함해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이달 31일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 등에서도 대중영합주의 성격이 짙은 정책이 대거 등장했다며 현재 일본 상황을 “빙산(채무)에 충돌한 타이태닉호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타이태닉호는 충돌 직전까지 빙산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지만 일본은 ‘채무의 산’이란 존재를 이미 알면서도 피하려 하지 않는다며 “매우 위험하다. 충돌을 피하려는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권 자민당과 함께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은 이번 총선에서 “약자 배려 차원에서 고교생 이하 모든 아동에게 1인당 10만 엔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미성년자를 무조건 약자로 봐야 하느냐’ ‘지난해 미성년자 역시 성인과 마찬가지로 10만 엔을 받았는데 이번에 또 주느냐’ 등 논란이 거세다.

 야노 차관은 일본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2배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정치권이 재정적자를 우려하지 않고 오히려 더 늘리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이외 선진국에서는 경제대책을 실시할 때 재원 논의도 반드시 한다. 재원 전망도 없이 공적 지원을 확대시키는 것은 일본뿐”이라고 질타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