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위드 코로나’ 등의 여파로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은이 3분기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높은 물가 상승세를 근거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27일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물가 동인 점검’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의 국내 파급, 방역체계 개편에 따른 수요 증대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 들어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 연속 물가 안정 목표치(2%)를 넘었고 이달엔 10년 만에 3%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절댓값으로 보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5%대로 높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두 나라의 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공급 쇼크 등의 영향이 아직 국내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은 반도체 공급 차질과 해상물류 지체 여파로 자동차 등 내구재 가격이 지난달 11.5% 뛰었다. 반면 한국은 0.7% 오르는 데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공급 병목 현상에 따른 원자재, 중간재 가격 상승분을 아직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물가에 전가하지 않았다.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