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표만 되면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이재명 공약

표만 되면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이재명 공약

Posted December. 02, 2021 08:49,   

Updated December. 02, 2021 08:49

日本語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주요 공약, 정책에 대해 말을 바꾸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대표공약인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쓰기 위해 도입하겠다던 국토보유세를 포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서는 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밀어붙이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갑작스레 접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 “실용적 면모”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실은 표를 노리고 대중에 영합하는 공약을 내놨다가 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득표에 부담이 되자 판단을 뒤집은 측면이 강하다. 보름 전만 해도 이 후보는 “토지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볼까봐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 했고, 재난지원금의 경우 이 후보가 철회하기 전날까지 여당 원내대표가 “국정조사를 하겠다”며 기획재정부를 압박한 바 있다.

 정치인이 반응이 나쁜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문제는 말은 달라졌는데 공약을 진짜 포기한 건지, 불리한 상황을 고려해 잠시 발만 뺀 건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민주당 후보경선 중이던 7월 초 이 후보는 당내 반대 여론을 의식해 “기본소득이 가장 중요한 제 1공약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했지만 승리 후엔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생각을 바꾼 이유가 분명치 않은 점도 의도를 의심케 한다. 재난지원금 지급방침을 철회하면서 이 후보는 “아쉽다. 야당이 반대하고 있고 정부도 난색을 표한다”고 했다. 국토보유세와 관련해서는 “증세는 사실 국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이 후보는 “국민 우롱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하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자영업자·소상공인 50조 지원’ 공약에 대해 갑자기 “저도 받겠다”고 동의하고 나서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유리해 밀어붙이다가 막상 따져보니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부작용이 예상되는 포퓰리즘 공약을 대선후보가 포기하는 건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왜 달라졌는지 국민 앞에 그 이유를 정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국민 정부 야당을 핑계 삼아 슬그머니 태도를 바꾸는 건 여당 대선후보가 취할만한 태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