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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임기 중 예산 50% 빚 61% 증가, 野도 공범이다

文임기 중 예산 50% 빚 61% 증가, 野도 공범이다

Posted December. 06, 2021 08:25,   

Updated December. 06, 20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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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올해보다 8.9% 늘어난 607조7000억 원의 내년도 예산을 지난주 통과시켰다. 정부 제출 예산안보다 3조3000억 원 늘어난 ‘초팽창 예산’이다. 600조 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첫해 400조5000억 원이던 예산은 5년 만에 정확히 50% 증가했다. 내년 중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국가채무는 5년 전 660조2000억 원에서 1064조4000억 원으로 61.2%(404조2000억 원) 늘어난다.

이번 예산처리 과정에서는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국회가 정부의 씀씀이를 감시하도록 한 헌법 54조 ‘국회 예산안 심의·확정권’의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문 대통령의 ‘확장재정’ 요구에 맞춘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단기 알바만 양산하는 ‘관제 일자리 사업’,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부 ‘그린뉴딜 사업’ 등 감액이 필요한 낭비요인이 많았다. 그런데도 국회는 오히려 지출규모를 늘렸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국회가 예산을 늘리면서 정부 예산안을 단 한 푼이라도 깎아 통과시키던 국회의 관행은 완전히 무너졌다.

예산증액 과정과 내용은 더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의 요구에 따라 지역화폐 발행규모를 6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늘리는데 필요한 예산증액 등을 고집하다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단독으로 본회의 통과를 밀어붙였다. 여당의 예산 증액을 ‘대선을 앞둔 매표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은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4000억 원 늘어나자 목소리를 낮추고 반대, 기권표 던지는 데 그쳤다. 자기 지역구에 돌아올 예산을 적당히 전리품으로 챙기고 물러난 모양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R&D), 국방 예산은 깎았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산업에 대한 국가지원을 앞 다퉈 늘리는 선진국들의 움직임, 급증하는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은 대선을 앞둔 현금 퍼주기 요구와 의원들의 지역구 이기주의 앞에서 무시됐다.

정부 여당은 가파른 예산 증액이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하지만 현 정부의 예산 포퓰리즘은 그 이전부터 중증이었다. 정부가 매년 예산 규모를 7.2∼9.5%씩 늘일 때 여당은 선거용 예산 증액을 더 요구했고, 야당 역시 제대로 브레이크를 거는 데에 매번 실패했다. 5년간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나랏빚이 쌓이는 데에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공범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