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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쌀 20만t 시장 격리… 물가자극 우려

Posted December. 29, 2021 08:35,   

Updated December. 29, 20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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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이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쌀 20만 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돕기 위한 조치다. 일각에서는 장바구니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8일 당정협의를 열고 올해 쌀 과잉 생산량 26만8000t 가운데 20만 t을 우선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물량은 필요하면 추가로 격리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1월 양곡수급안정위원회 협의 등을 거쳐 세부적인 매입 계획을 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88만2000t으로 지난해보다 10.7% 증가했다. 농가들이 올해 벼 재배 면적을 늘렸고 좋은 기후 여건으로 풍년이 들어서다. 쌀 수요 예측치보다 26만8000t 더 많이 생산됐다. 쌀 수확기인 10월 이후 산지 가격이 계속 하락하자 농민들은 정부에 시장 격리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쌀 20kg의 산지 가격은 약 3개월간 10%가량 하락했다.

 정부는 그동안 “시장 상황을 더 모니터링한 뒤 필요하면 즉시 격리하겠다”며 결정을 미뤄 왔다. 다른 농축산물을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진 데다 이례적으로 높았던 지난해 쌀값을 고려하면 쌀 가격 하락이 심각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연달아 ‘쌀 시장 격리’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정치권까지 나서서 압박하자 결국 격리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치로 농민들은 쌀값 하락으로 인한 어려움을 덜게 됐다. 하지만 고질적인 쌀 과잉 생산 문제가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물가 상승세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8일 쌀 20kg 소매가격(5만5061원)은 1년 전보다 9.1% 낮지만 평년(5년 평균)보다는 11.4% 비쌌다. 12월 평균 가격도 5만5150원으로 2016∼2019년 같은 달보다 높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수급 과잉이 반복되지 않도록 생산자단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벼 재배 면적 조정 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주애진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