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국제사회서 고립되는 러시아

Posted April. 09, 2022 08:50,   

Updated April. 09, 2022 08:50

日本語

 우크라이나 부차 등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증거들에 국제사회가 공분하면서 러시아가 경제 분야 이외의 국제무대에서도 사실상 고립되고 있다. 러시아는 유엔 상임이사국 가운데 최초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대(對)러시아 제재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러시아산 석탄 석유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전면적인 에너지 제재를 꺼리던 EU도 ‘석탄 수입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엔 총회는 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 특별 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 결의안을 찬성 93표, 반대 24표, 기권 58표로 통과시켰다. 이날 결의안은 193개 회원국 가운데 기권 및 불참을 제외한 국가의 3분의 2 찬성으로 통과되는 상황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유엔 산하기구에서 ‘쫓겨난’ 것은 러시아가 처음이다.

 찬성한 93개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 7개국(G7) 터키 조지아 이스라엘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결의안을 공동 제안한 58개국에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러시아와 북한 중국 쿠바 이란 벨라루스 시리아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 국가들은 표결 전 발언을 신청해 “‘부차 학살’ 의혹은 조작됐다” “결의안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까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된 나라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반정부 시위를 무력 진압한 리비아가 유일했다.

 EU는 이날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에 최종 합의했다.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첫 제재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합의한 제재안에는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 러시아 선박 역내 항구 진입 금지 등도 포함됐다. 전체 석탄 수입의 4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EU여서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소극적이었지만 민간인 학살 사실에 이날 전격 합의한 것이다. 석탄 금수(禁輸) 조치는 대체 공급처를 찾을 기간을 위해 4개월의 유예를 거쳐 8월 발효된다.


유재동 jarrett@donga.com ·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