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81년 만에 ‘무기 대여법’을 통과시키면서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과 슬로바키아가 장갑차와 대공·대함 미사일 등을 지원하기로 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동유럽 주둔 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사전에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다. 회담 직후 영국 총리실은 “장갑차 120대와 대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 에두아르트 헤게르 총리도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S-300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한 사실을 공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슬로바키아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곧 슬로바키아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향후 러시아가 동유럽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해 무장 강화에 나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유럽 안보에 대한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라며 동유럽의 나토 병력을 증강시키겠다고 했다. 나토의 지휘를 받는 동유럽 군대는 현재 약 4만 명 규모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10배로 늘었다. 우크라이나가 염원해온 EU 가입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8일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EU 가입에 필요한 ‘질문지’를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마침내 우리의 오랜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이은택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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