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고 미국에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CNN에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가 사실일 수 있다”며 “나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4일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푸틴과 그의 군대가 겪었을 좌절과 절박감을 감안할 때 전술핵무기 또는 저위력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볍게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투 임무 태세를 지시하고 관료들을 통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핵 위협을 이어 왔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것을 요청했다. WP는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과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러시아가 테러지원국이 되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개인 및 국가도 제재를 받게 되고 수출도 제한된다. 한 전직 국무부 관리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에 추가하는 것은 경제적 핵 옵션”이라며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120대와 대함 미사일 지원을 약속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러시아 입국을 금지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16일 보도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10억 유로(약 1조3000억 원)를 투입한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