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은 모두 4학년 같은 반 교실에서 참변을 당했다. 범인이 총을 쏘는 동안 아이들은 좁은 교실에 갇혀 도망가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은 것이다.
크리스 올리바레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 대변인은 25일 CNN방송에 “범행 현장은 학생 25∼30명에 교사 2명이 있는 작은 교실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갈 곳 없이 교실 안에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이 교실에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한 이 지역 고등학생 살바도르 라모스(18)는 교실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사살됐다.
총격으로 숨진 애머리 조 가르사(10)의 아빠 앙헬 씨는 사건 당일 페이스북에 “7시간 동안 아이를 찾았지만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글을 올렸다가 다음 날 “내 딸을 찾았다. 내 작은 사랑은 지금 저 높은 곳에서 천사들과 함께 날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순간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당신의 가족을 안아주고,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라”고 당부했다. 희생 학생인 렉시 루비오의 부모는 “아이에게 학교 끝나면 데리러 온다고,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작별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고 CNN에 말했다.
유밸디 출신인 영화배우 매슈 매코너헤이는 성명에서 “자유가 우리에게 준 권리를 책임지는 것에 우리는 실패하고 있다. 모든 미국인들은 우리가 진정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학교에선 올 들어 137회의 총격 사건이 발생해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총기 사고가 거의 하루에 한 건씩 발생한 셈이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