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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늪에 빠진 아이들… 늦기 전에 손 내밀어야

코로나 늪에 빠진 아이들… 늦기 전에 손 내밀어야

Posted June. 07, 2022 08:31,   

Updated June. 07, 20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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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의 피해는 불평등하다. 2년 넘게 지속됐던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이 회복되고 있지만 취약계층 자녀들은 코로나19로 더욱 넓어진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는 실태가 동아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경제가 멈추고 학교와 돌봄 기관이 문을 닫자 그 피해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집중되면서 계층간 학력과 발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코로나로 인한 실업 등으로 자녀와 함께 사는 기초생활수급 가구는 올 4월 현재 41만여 가구로 3년 전보다 7만 가구가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 3년간 증가분의 23배가 넘는다. 이들 가정의 아이들은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를 하는 부모의 돌봄을 받는 중산층 자녀와는 달리 학습과 급식 공백을 스스로 메워야 했다. 서울대 연구팀의 조사결과 취약가정의 초중고교생 10명중 4명은 개인용 디지털 학습기기도 없이 온라인 수업을 받았고, 그 결과 5명중 1명이 코로나 이전보다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초중고교생도 코로나 이전보다 늘어났다. 등교 중단으로 활동량이 줄어든 데다 학교 급식대신 집에서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운 탓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코로나 전후 청소년들의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 취약계층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부모나 친구 없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고 행복감도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로 특수치료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발달 상태가 오히려 뒷걸음질한 장애 아이들도 늘었다.

 성장기의 격차는 외부의 개입 없이는 갈수록 벌어져 평생 격차로 굳어지게 된다. 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코로나 못지않은 미래의 사회적 재난에 눈감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습과 건강 결핍이 2년 넘게 누적된 만큼 집중적 지원으로 메워줄 필요가 있다. 중앙과 지방 정부가 협업해 개별 돌봄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급식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하고, 코로나로 중단됐던 특수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정상화해야 한다. 매년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지원되는 교육교부금이 남아돌아 걱정이라면서 온라인 학습기기가 없어 공부를 못 한다는 학생이 왜 나오나. 정확한 학력 진단과 맞춤형 보충 수업으로 학습 결손을 메워줌으로써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정한 경쟁의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