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메타(옛 페이스북)가 시력 1.0인 사람이 실제 세상을 보는 것만큼 또렷한 해상도를 구현한 가상현실(VR) 기기 시제품들을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현실과 가상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밀한 3차원(3D)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6일 언론 대상 화상 간담회에서 메타가 개발 중인 VR 기기들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간담회의 주제는 ‘비주얼 튜링 테스트 통과하기’. 컴퓨터가 만든 이미지가 실제 사물의 이미지와 얼마나 비슷한지 평가하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VR 기기가 현실과 똑같은 수준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메타가 가장 먼저 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기기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VR 헤드셋 ‘버터 스카치’였다. 버터 스카치는 좌우상하 시야각 1도마다 60개의 픽셀(화소)을 넣어 사실감을 높였다. 약 6m 거리에서 시력검사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또렷함이다. 다양한 거리의 초점 렌즈를 탑재한 VR 글라스 ‘하프돔3’, 가볍고 얇게 휴대성을 높인 ‘홀로케이크 2’ 등도 함께 공개됐다.
메타는 VR 사업 부문에서 올 1분기(1∼3월) 4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지만 저커버그 CEO는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완벽한 이미지를 구현할 메타버스(가상세계)가 몇 년 앞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