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달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남는 전력을 보여주는 전력 공급 예비율(전력 공급 능력에서 최대 전력 수요를 뺀 값을 최대 전력 수요로 나눈 수치)이 안정적 전력 공급의 마지노선인 10% 아래로 떨어지는 날도 나왔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월 월평균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7만1805MW(메가와트)였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6월에 7만 MW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전력 공급 예비율이 9.5%까지 떨어졌다. 통상 예비율이 10%를 넘겨야 발전소 정지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전력 수요가 폭증한 것은 때 이른 무더위로 냉방기 사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산업계의 전기 사용량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전력 수요가 최대로 늘어나는 8월이 되면 ‘전력수급 비상단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전력 수요가 최대인 시기는 8월 둘째 주로 이때 공급예비력은 5.2GW(기가와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예비력이 5.5GW 아래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 중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올해 전력 수급 비상단계에 들어가면 2013년 8월 이후 9년 만에 비상경보가 발령되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예비전력 9.2GW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블랙아웃(대정전)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