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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넘게 험한 말 쏟아낸 美中 정상… 韓 ‘안보 불안’ 대비하나

2시간 넘게 험한 말 쏟아낸 美中 정상… 韓 ‘안보 불안’ 대비하나

Posted July. 30, 2022 09:14,   

Updated July. 30, 20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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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제 열린 2시간 20분 간의 전화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시 주석은 “외부세력의 간섭에 반대한다”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거나 평화, 안정을 해치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 경제 및 인권 문제를 놓고도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두 정상의 통화는 미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8월 대만 방문 추진을 놓고 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중국은 그가 방문을 강행할 경우 “반드시 대응하겠다”며 대만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푸젠성의 공군기지에는 전투기와 무인 폭격기를 집결시켰다. 이에 맞서 미국도 항공모함 전단을 대만 해역 인근으로 급파한 상태다.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두 정상이 협의는커녕 거친 위협과 경고만 주고받은 결과가 됐다.

 대만해협에서의 군사 갈등은 주한미군의 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미국은 해외 주둔미군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다른 지역의 유사시 상황에 대비한 주한, 주일미군의 이동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미중 갈등이 한반도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으로 가뜩이나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반발 빌미로 삼아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전멸될 것”이라며 위협도 내놨다. 그러나 미중 정상 간 통화내용을 전한 백악관의 브리핑과 자료에 북한 문제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대만을 비롯한 한반도 바깥의 움직임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군과 외교 당국은 어느 때보다 면밀히 미중 간 움직임을 살피며 유사시 상황 대응을 점검해야 나가야 한다. 민감한 대외적 요인이 반영된 군사, 외교적 시나리오들이 더 많이 검토돼야 할 것이다. 철저한 대북 대비태세 속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복잡한 안보 구도가 미칠 파장까지 고려하는 대미, 대중 전략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