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쓸 수 있는 e심(eSIM) 서비스가 지원된다. 통신사를 바꿀 때마다 유심(USIM) 칩을 일일이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지고 ‘듀얼심’(유심+e심)을 활용한 복수 요금제 설계가 가능해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국내 이동통신 소비자들은 e심 사용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국내 법령상 제한으로 네모난 형태의 물리칩인 유심을 주로 썼으나 정부가 e심도 사용자 식별 장치로 허용하면서 길이 열렸다.
e심은 스마트폰 단말기에서 QR코드를 통해 통신사 프로그램 파일을 내려받으면 된다. 통신사를 바꿀 때도 기존 e심 파일을 삭제하고 새 e심을 설치하면 끝난다. 다운로드 비용은 2700원 수준으로, 7700원인 유심보다 60%가량 저렴하다.
지원되는 기종은 아이폰은 2018년 출시된 XS 모델부터, 삼성 갤럭시는 최근 선보인 갤럭시 Z폴드4와 플립4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갤럭시폰은 S20 시리즈부터 e심을 쓸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국내에서만 e심 기능이 제한된 제품을 출시해 왔다.
e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듀얼심’ 활용이다. 스마트폰 하나에 유심과 e심을 함께 적용해 번호 2개를 쓸 수 있고 요금제도 각기 다른 통신사로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업무폰과 개인폰을 나눠 쓰던 소비자는 스마트폰 하나로 통신 3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혼용해서 쓸 수 있다. 듀얼심을 쓰는 이용자는 통신3사를 통해 데이터 용량이 작은 요금제를 쓰고, 대신 대용량 데이터를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해 쓰는 방식으로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
박현익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