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북한이 정권수립일(9월 9일)이나 당창건 기념일(10월 10일)을 종착점으로 한 도발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길지 한미 정보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UFS를 앞두고 17일 순항미사일을 쏜 북한이 본격적으로 한미를 겨냥한 단계적 강대강(强對强) 도발 수순에 나설 수 있다는 것. 한미는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UFS를 빌미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같은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부터 시작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어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이 주둔 중인 괌 기지와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한 화성 계열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뒤 정권수립일이나 당 창건일에 맞춰 7차 핵실험으로 도발의 대미를 장식하고 긴장을 극대화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기에 이룩한 핵무력 성과의 최대치를 한미에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대적투쟁(김 위원장)”, “강력보복(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거론한 데 이어 최근 기관지와 선전매체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강조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정권수립일이나 당 창건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의 ‘디데이’를 잡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한미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북한은 대내결속 차원에서 정권과 당 기념일에 맞춰 핵실험 단추를 눌렀다. 1차 핵실험(2016년 10월 9일)은 당 창건일 전날,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은 정권수립일 당일에 강행했다. 6차 핵실험(2017년 9월 3일)은 정권수립일 엿새 전에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UFS 첫날인 22일 미 해군의 신호정보수집기 애리스(EP-3E)가 수도권에서 장시간 대북감시 비행을 했다, 애리스의 주임무는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를 포착하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 전역 미사일 기지의 도발 징후를 면밀히 들여다봤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