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이집트 정부와 7557억 원(약 5억6320만 달러) 규모 지하철용 전동차 공급 사업 계약을 맺었다.
25일 현대로템은 이집트 교통부 산하 터널청(NAT)과 24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지하철 2, 3호선용 전동차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이집트 민관 합작으로 설립된 국영철도산업회사(NERIC)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NAT가 발주한 전체 사업 규모 8802억 원(약 6억5600만 달러) 중 지분 86%를 차지하며, 나머지 14%는 NERIC가 가져간다.
현대로템은 계약에 따라 2028년까지 카이로 지하철에 사용될 신형 전동차 320량(2호선 56량, 3호선 264량)을 공급하게 된다. 카이로는 최고 기온 영상 50도를 넘나들지만, 지하철이 노후한 탓에 에어컨이 탑재돼 있지 않다. 신형 전동차에는 에어컨은 물론이고 고온에도 견딜 수 있도록 현지화된 부품이 들어간다. 현대로템은 납품 후 8년 동안 유지 보수도 병행한다. 또한 현지에 차량 제작 기술을 이전하며, 이를 위해 수에즈 운하 공업단지에 공장을 건설한다.
현대로템은 2012년 카이로 1호선에 전동차를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3호선)과 2019년(2호선)까지 누적 약 1조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쌓아왔다. 올해 4월에는 이집트 철도 신호 현대화 사업도 따냈다.
현대로템은 중국 국영기업 중궈중처(中國中車·CRRC), 스페인 철도 제조사 CAF와 입찰 경쟁을 벌였다. 정부의 뒷받침도 수주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4억6000만 달러와 수출금융 1억 달러 등 총 5억6000만 달러(약 7300억 원)의 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이건혁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