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스포츠 팀 명칭을 단수로 바꿔서 ‘어떤 팀 소속 선수’라는 뜻으로 쓴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dodgers) 소속 선수는 다저(a dodger)가 되는 식이다. 그러면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뉴올리언스 세인츠(saints) 선수는 세인트(saint·성인·聖人)가 된다.
그런 점에서 탬파베이 주전 쿼터백 톰 브레이디(45)는 확실히 성인과는 거리가 멀다. 브레이디는 19일 뉴올리언스 방문경기에서 3쿼터 10분 55초까지 0-3으로 끌려가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태블릿PC를 땅바닥에 집어던졌다. NFL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약을 맺고 2014년부터 각 팀이 경기 도중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태블릿PC를 지급하고 있다.
브레이디가 태블릿PC를 못살게 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20일 안방경기 때도 0-9로 끌려가자 벤치에 앉아 있던 브레이디가 태블릿PC를 뒷자리로 집어던지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당시 상대팀 역시 뉴올리언스였다. 탬파베이는 지난해 안방경기 때는 결국 0-9로 패했다. 브레이디가 영봉패를 당한 건 이날이 15년 만에 처음이었다. 반면 이번 뉴올리언스에서는 결국 20-10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브레이디는 “태블릿PC를 집어던진 건 정말 잘못한 일”이라고 사과하는 동영상을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SNS 세계에 ‘떡밥’(가십거리)이 부족한 것 같아 내가 나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파노스 퍼네이 MS 서피스(태블릿PC 제품명) 최고제품책임자도 “서피스에게 물어보니 그 정도로는 흠집도 안 생긴다고 하더라”면서 농담으로 응수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