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프로야구 롯데의 안방 부산 사직구장을 홀로 지키던 최동원(1958∼2011)의 영구결번 11번 옆에 후배의 등번호가 붙는다. 롯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한다고 29일 밝혔다. 롯데 구단의 영구결번 지정은 2011년 최동원 이후 올해 이대호가 처음이다.
두 선수는 롯데의 상징인 동시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거두고 롯데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대호 역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 최초 타격 7관왕, 한미일 프로야구 첫 9경기 연속 홈런 등 굵직한 기록을 썼다.
단, 최동원은 자신의 등번호가 사직구장에 걸리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최동원은 1988년 선수협 파동 이후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1990년 삼성에서 은퇴했다. 롯데가 최동원의 영구결번식을 연 것은 그로부터도 21년이 지난 2011년 9월로 그가 대장암으로 숨을 거둔 뒤였다. 사망 후 영구결번에 오른 선수는 1986년 프로야구 최초 영구결번 지정자 OB(현 두산) 김영신(1961∼1986)과 최동원 둘뿐이다. OB는 당시 김영신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자 추모의 뜻으로 그의 등번호 54번을 영구결번 처리했다.
이대호는 프로야구 역대 17번째 영구결번 지정자다. 이제껏 한국시리즈 우승 없이 영구결번에 오른 경우는 2017년 LG 이병규(9번), 2021년 한화 김태균(52번), 2022년 LG 박용택(33번) 셋밖에 없었다. 이대호의 10번은 이제껏 지정된 영구결번 중 유일하게 이전 지정 번호와 겹치는 숫자이기도 하다. 앞서 2010년 삼성 양준혁의 10번이 먼저 영구결번에 올랐다.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은 롯데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8일 LG전이 끝난 뒤 열린다. 이날 롯데 선수단 전원은 ‘10번 이대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