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주장한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남태평양 도서(島嶼)국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절대, 절대, 절대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절대(never)’라는 표현을 3번 연속 사용할 정도로 주민투표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완전한 가짜이며 그 결과 역시 조작”이라면서 “미국은 절대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거듭 힘줘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의 병합 시도를 도운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고 절대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 영토를 무력이나 위협으로 병합하는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쓸모없는 주민투표로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며 “(병합 주장에 대한) 우리 대응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훈련 및 장비 지원을 위해 군 고위 장성이 지휘하는 새 사령부를 독일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몇 년간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유럽에 주둔한 미군 최고위 장성 크리스토퍼 캐볼리 사령관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이 같은 계획을 제출했으며 몇 주 내로 오스틴 장관이 확정할 예정이다. 미 육군 유럽사령부가 있는 독일 비스바덴에 설치될 새 사령부는 캐볼리 사령관이 지휘하며 약 300명이 배치될 계획이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