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에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무장괴한들이 경찰서를 습격해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혁명수비대 간부 4명을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졌다. 이곳은 이란 31개 주 중 가장 빈곤하고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주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발루치족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에서 드문 수니파인 데다 페르시아어와 다른 발루치어를 사용해 중앙정부의 거센 탄압을 받아 왔다. 지난달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쿠드르족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발루치족 등 이란 내 소수민족의 저항 운동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하루 전 주도(州都) 자헤단 경찰서에 분리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습격해 현재까지 최소 19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슬람 휴일인 금요일 대예배를 맞아 모스크를 찾은 신도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경찰서에 들이닥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계 소수민족이 주로 거주하며 이라크와 인접한 남서부 후지스탄주 주도 아바즈에서도 시민들이 ‘압제자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 동영상이 등장했다.
이란 보안기관 당국자인 사에이드 골카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혁명수비대 등을 포함한 군병력 대부분이 아미니 사건에 항의하는 수도 테헤란의 반정부 시위 진압에 투입되면서 소수민족 등이 현 시점을 시위에 나설 기회로 여긴다고 진단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