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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대책도 없이 선심성 ‘기초연금 퍼주기’ 담합 나선 與野

재원 대책도 없이 선심성 ‘기초연금 퍼주기’ 담합 나선 與野

Posted October. 04, 2022 08:54,   

Updated October. 04, 20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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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가 그제 기초연금 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하는 방안을 동시에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기초연금을 4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연금은 월 40만 원으로 올려 모든 노인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했다. 기초연금 인상에 수반되는 막대한 비용과 그 효과는 따져보지도 않은 채 여야가 경쟁적으로 환심 사기에 나선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연금을 월 10만 원 올리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7대 중점 민생법안’에 포함시켜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방침이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전체 노인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그제 “기초연금 인상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라며 ‘정책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을 겨냥해 “무책임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한다”고 비판한 것이 불과 2주전이다. 대선 공약을 뒤집었다는 논란이 일고 노인층 표심이 이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슬그머니 야당에 편승할 태세다.

 기초연금이 현행대로 유지되더라도 고령화로 인해 지급 대상과 지급액은 갈수록 늘어난다. 만약 40만 원으로 인상된다면 그 소요예산은 2030년 약 52조 원으로 올해(21조 원)의 2.5배가 된다. 야당안대로 지급 대상까지 전체 노인으로 확대된다면 이보다 더 불어날 것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현행 기초연금에 대해 “수혜 대상이 많아 1인당 지급액이 낮다”며 “선별 지원을 통해 납세자 부담을 줄이면서 저소득 고령층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기초연금이 막대한 재정 투입에 비해 빈곤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공적연금의 개혁을 주문한 것이다.

 이런데도 야당은 재정 추계조차 없이 법안을 졸속 발의했고, 여당은 한편으로는 재정 건전화를 강조하면서 재정에 큰 부담을 지우는 기초연금 확대에 동조했다. 무책임하기는 여야가 마찬가지다. 기초연금 인상이 확정되면 공적연금개혁은 방향을 잃게 된다. 더욱이 기초연금 지급 대상이 전체 노인으로 확대될 경우 국민연금을 납부할 동기를 상실하게 해 공적연금체계의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다. 여야가 당장 경쟁적으로 선심성 퍼주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