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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그라운드를 떠난다

Posted October. 08, 2022 09:07,   

Updated October. 08, 20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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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이대호(40)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 문장이 정말 현실이 된다. 8일 고향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경기를 끝으로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2001년 9월 19일 마산구장 삼성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지 22년 만이다.

 2021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맺으며 미리 은퇴 시점을 못 박은 이대호는 누구보다 뜨거운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 놓은 7일 현재 타율 0.332 23홈런 100타점을 기록 중이다. 만 40세 이상 타자가 100타점을 기록한 건 2016년 삼성 이승엽(당시 40세·118타점)과 올해 이대호(7일 현재 100타점)뿐이다. 이 밖에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우승에 만루홈런도 개인 시즌 최다인 3개나 쏘아 올렸다. 마지막까지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부산 수영초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이대호를 야구부 감독에게 추천한 친구가 바로 SSG의 추신수다. 이후 이대호는 경남고 에이스로 성장했고 2001년 롯데에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됐다. 당시 투수로 입단했지만 이내 어깨 부상을 당했고 우용득 2군 감독의 권유로 타자 전향했다.

 2006년 타격 4관왕(타율, 홈런, 타점, 장타력)을 했지만 그해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을 휩쓴 신인 한화 류현진에게 12표 차로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놓쳤다. 4년 뒤인 2010년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대호는 타격 7관왕에 오르며 끝내 MVP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두 차례 퍼시픽리그 베스트9은 물론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저팬시리즈 MVP도 안았다. 메이저리거 꿈을 이루기 위해 스플릿 계약도 감수하며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한미일 프로 무대를 모두 밟았다. 5년간의 해외 생활을 마친 이대호는 2017년 당시 최대 금액인 4년 150억 원에 다시 롯데와 도장을 찍으며 국내 유턴했다. 국제대회에서도 늘 이름값을 다했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 9회말 역전 적시타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다만 끝내 한국시리즈 무대는 밟지 못했다. 우승 후 사직구장에서 팬들과 술 한 잔 나누고 싶다던 꿈은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8일 은퇴식 뒤 이대호의 등번호(10번)는 롯데의 영구결번이 된다. 고(故) 최동원(11번)에 이어 구단 사상 두 번째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