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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대생들, 히잡 벗고 ‘男전용 식당’서 시위

이란 여대생들, 히잡 벗고 ‘男전용 식당’서 시위

Posted October. 26, 2022 08:30,   

Updated October. 26, 20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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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후 의문사한 이란의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가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교사, 에너지산업 노동자 등도 시위에 동참했다.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최고 명문 테헤란대, 샤리프공대 등 유명 대학 곳곳에서 여학생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히잡을 벗은 채 국기를 흔들며 남학생 전용 식당에 들어가 “우리는 수치스러운 일과 폭력 행위에 항의한다”며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자신들을 진압하려는 보안 요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 대학에서는 남녀 학생의 식사 장소가 분리돼 있다. 일부 대학은 강의실도 나눠서 운영한다.

 미국 NBC 방송은 이란 중남부 파르스주(州) 주도 시라즈에서 검은 옷을 입은 여학생들이 “바시지 민병대는 꺼지라”고 외치는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민병대는 혁명수비대 산하 육군 조직이다. 반정부 시위 탄압으로 악명이 높다.

 2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교사, 버스 운전사, 에너지산업 노동자 등 다양한 직군이 반정부 시위에 잇따라 가세해 시위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사들은 23일부터 이틀간 파업을 벌였다.

 이란은 오랜 적대 관계인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CNN 방송은 최근 이란이 사우디에 ‘반정부 시위대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24일 전했다. 이란은 22일에도 “미국이 시위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성휘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