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尹 주재 비상경제회의… ‘위기 극복’ 믿음 못 준 80분

尹 주재 비상경제회의… ‘위기 극복’ 믿음 못 준 80분

Posted October. 28, 2022 08:55,   

Updated October. 28, 2022 08:55

日本語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용산 대통령실 2층에서 주재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가 TV로 생중계됐다. 이전까진 대통령 모두발언이 끝나면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이번엔 80분가량의 회의 내용이 통째로 공개된 것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국민에게 진솔하게 알리자는 취지였다. 

 이번 비상경제회의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단지 TV 생중계라는 형식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려는 지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생중계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다소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나 내용 면에선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각 부처의 정책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복합위기 직면” “잠재성장률이 2% 내외까지 낮아진 상황”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 등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진단은 예상했던 대로다. 그는 “수출 활성화가 핵심”이라며 반도체·2차 전지·조선 등 주력 산업과 원전· 방산· 건설인프라 등 해외 수주산업 등의 육성 방안을 언급했다. 이어 “2차 전지 수주금액이 560조 원에 달한다” “올해 방산 수출 130억 달러를 달성할 것” 등의 보고가 이뤄졌다. 특정 이슈를 놓고 심도 깊은 토론이 벌어지기 보다는 주로 장관들이 해당 부처의 정책을 설명하고 기획재정부에 예산 협조를 부탁하는 식으로 전개됐다.

 80분으로 시간이 정해진 만큼 집중 토론의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현재 경제위기의 본질을 일반 국민도 알기 쉽게 좀 더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 시점에서 정부의 최대 중점 과제는 무엇이고 정책 기조는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각 경제 주체들이 체감하는 ‘비상 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진 듯한 주마간산 회의가 된 느낌도 줬다.

 한국 경제는 위기에 한복판에 들어섰다. 무역수지는 이달까지 7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어제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라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11번째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대통령 주재 경제회의를 생중계하는 것은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고 공직 사회의 분발을 촉구한다는 점에서도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생중계가 쇼로 흐르지 않으려면 말 그대로 ‘워룸’ 가동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