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운집 예상됐는데도… ‘학생 안전 공지’ 없었다
Posted October. 31, 2022 08:53,
Updated October. 31, 2022 08:53
10대들 운집 예상됐는데도… ‘학생 안전 공지’ 없었다.
October. 31, 2022 08:53.
by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핼러윈 축제 기간에 교육 당국은 별도의 안전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안전교육 중에 군중 밀집 지역에 대한 내용도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규모 축제 예상됐지만 안전 공지 없어 30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교육부는 핼러윈 행사가 많은 주말을 앞두고 일선 학교에 별도의 학생 안전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핼러윈 행사가 단일한 큰 행사가 아니고 산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별도의 학생 안전 공지를 내려 보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각 시도교육청도 ‘밀집 지역을 주의하라’는 등의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안전 공지는 한파나 폭염 같은 자연재해가 예상되거나, 추석과 설 등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주의를 환기하고, 위급 시 대처방안을 알리기 위해 내려진다. 이번 핼러윈의 경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뒤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된 상황이었다. 중고교생들이 핼러윈 행사에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교육 당국이 안전에 유의하도록 주의를 줄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학생들은 지난 주말 이태원을 포함해 핼러윈 축제 인파가 몰리는 서울 곳곳을 많이 찾았다. 인천에 사는 A 양(17)은 “29일 낮에 친구들이랑 서울 가서 놀았다”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보니까 다른 친구들도 서울에서 놀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는 신모 양(16)은 “같은 반 남자 친구들이 모여서 이태원에 구경 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안전 공지가 나갔다면 재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대책을 세우거나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익히는 등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학교 안전교육에 밀집 대비는 없어 ‘이태원 압사 참사’ 사상자들이 군중 밀집 지역에 대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유초중고교 학교 안전 교육은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 안전교육 7대 영역 표준안’에 따라서 진행된다. 7대 영역에는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교육 △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가 있다. 재난안전 부문은 ‘화재’ ‘사회재난’ ‘자연재난’으로 나뉜다. 이 중 사회재난에는 폭발이나 붕괴, 각종 테러사고, 감염병 상황만이 포함됐다. 대규모 군중 밀집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다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대피해야 한다”며 “관련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재난 대응 교육을 현행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영국 등은 안전을 정규 교과로 지정해 실습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 반면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은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등을 통해 안전 교육을 듣고 있다. 초등 1, 2학년만이 독립교과로 ‘안전한 생활’을 배운다. 교육부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안전원에서 장상윤 차관 주재로 학생 안전점검을 위한 시도 부교육감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후속 조치를 위해 ‘이태원 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고수습본부에서는 학생 사망자와 유가족 지원, 부상자 심리치료 등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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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핼러윈 축제 기간에 교육 당국은 별도의 안전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안전교육 중에 군중 밀집 지역에 대한 내용도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규모 축제 예상됐지만 안전 공지 없어
30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교육부는 핼러윈 행사가 많은 주말을 앞두고 일선 학교에 별도의 학생 안전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핼러윈 행사가 단일한 큰 행사가 아니고 산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별도의 학생 안전 공지를 내려 보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각 시도교육청도 ‘밀집 지역을 주의하라’는 등의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안전 공지는 한파나 폭염 같은 자연재해가 예상되거나, 추석과 설 등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주의를 환기하고, 위급 시 대처방안을 알리기 위해 내려진다. 이번 핼러윈의 경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뒤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된 상황이었다. 중고교생들이 핼러윈 행사에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교육 당국이 안전에 유의하도록 주의를 줄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학생들은 지난 주말 이태원을 포함해 핼러윈 축제 인파가 몰리는 서울 곳곳을 많이 찾았다. 인천에 사는 A 양(17)은 “29일 낮에 친구들이랑 서울 가서 놀았다”며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보니까 다른 친구들도 서울에서 놀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는 신모 양(16)은 “같은 반 남자 친구들이 모여서 이태원에 구경 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안전 공지가 나갔다면 재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대책을 세우거나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익히는 등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학교 안전교육에 밀집 대비는 없어
‘이태원 압사 참사’ 사상자들이 군중 밀집 지역에 대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유초중고교 학교 안전 교육은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 안전교육 7대 영역 표준안’에 따라서 진행된다. 7대 영역에는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교육 △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가 있다.
재난안전 부문은 ‘화재’ ‘사회재난’ ‘자연재난’으로 나뉜다. 이 중 사회재난에는 폭발이나 붕괴, 각종 테러사고, 감염병 상황만이 포함됐다. 대규모 군중 밀집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다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대피해야 한다”며 “관련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재난 대응 교육을 현행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영국 등은 안전을 정규 교과로 지정해 실습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 반면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은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등을 통해 안전 교육을 듣고 있다. 초등 1, 2학년만이 독립교과로 ‘안전한 생활’을 배운다.
교육부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안전원에서 장상윤 차관 주재로 학생 안전점검을 위한 시도 부교육감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후속 조치를 위해 ‘이태원 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고수습본부에서는 학생 사망자와 유가족 지원, 부상자 심리치료 등을 할 예정이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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