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18·대한항공)이 거듭된 부상과 수술을 이겨내고 국제대회 여자 단식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34위 신유빈은 6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계 세계 14위의 강호 양샤오신(34·모나코)을 4-3(11-6, 12-10, 11-2, 10-12, 9-11, 6-11, 11-6)으로 꺾고 우승했다. 국제대회 여자 복식과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신유빈이 여자 단식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유빈은 이날 임종훈(25·KGC인삼공사)과 짝을 이룬 혼합 복식에서도 우승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신유빈이 긴 부상 여파를 딛고 얻은 성과라 더 값졌다. 신유빈은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 때 오른쪽 손목 피로 골절로 기권했고, 올 5월 손목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9월 나선 국제대회에서 통증이 재발해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신유빈은 한 달여 재활 기간을 거쳐 제 기량을 되찾아 첫 2관왕에 오르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신유빈은 “부상에 낙담하지 않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이번 우승으로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에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신유빈의 지도자인 김경아 대한항공 코치(45)는 “훈련을 거의 못해서 사실상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나간 대회였는데 단식에서 우승까지 해 놀랐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대회 초반만 해도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는데 갈수록 좋아졌다. 통증이 사라지면서 손목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리시브와 백핸드 범실이 줄었고, 덕분에 (신)유빈이가 하고 싶은 경기를 마음껏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동웅 leper@donga.com